최근 “로봇이 인간의 일자리를 대체한다”는 이야기들이 다시 쏟아지고 있다.
다크팩토리, 휴머노이드, 무인 공장, 비용 역전점, 인구 절벽 같은 키워드들이 한꺼번에 등장한다.

하지만 이 흐름을 일자리의 종말로 해석하는 건 정확하지 않다.
지금 공장에서 벌어지고 있는 일은 사람 대 로봇의 싸움이 아니라,
정의되지 않은 노동과 정의된 시스템의 교체에 가깝다.


공장은 왜 ‘사람을 빼는가’

기업이 로봇을 도입하는 이유는 단순히 인건비 때문이다?
부분적으로는 맞다. 그러나 핵심은 다르다.

기업 입장에서 사람은 다음과 같은 변수를 만든다.

  • 숙련도 편차
  • 컨디션·휴식·이탈
  • 품질 변동
  • 책임 경계의 불명확성

반대로 로봇은 다음을 제공한다.

  • 동일 입력 → 동일 출력
  • 24시간 예측 가능성
  • 품질의 평균이 아닌 분산의 제거

그래서 기업은 사람을 ‘줄이는’ 게 아니라
사람이 담당하던 불확실성을 시스템으로 치환하고 있다.


사라지는 건 ‘직업’이 아니라 ‘정의되지 않은 일’

지금 자동화로 먼저 사라지는 영역의 공통점은 명확하다.

  • 문서로 정의되지 않은 업무
  • 특정 개인의 경험에만 의존한 작업
  • 예외 처리를 “그때 가서 판단”으로 넘긴 프로세스
  • 입력과 출력이 불명확한 역할

이건 직업의 문제가 아니다.
제품도 아니고, 솔루션도 아닌 상태의 노동이 문제다.


로봇 시대에도 살아남는 일의 특징

자동화가 들어와도 사라지지 않는 일에는 공통된 구조가 있다.

  1. 문제 정의가 명확하다
    • 무엇을 입력으로 받고
    • 무엇을 출력으로 책임지는지 분명하다
  2. 경계가 있다
    • 이 일은 어디서 시작되고 어디서 끝나는가
    • 실패 시 책임은 어디에 있는가
  3. 재현 가능하다
    • 특정 사람의 손을 거치지 않아도
    • 설명과 문서로 전달 가능하다

이게 바로 Product / Solution의 조건이다.


자동화가 늘수록 IT는 줄지 않는다

흔히 “AI가 코딩을 대신한다”고 말하지만,
현실에서는 반대 현상이 나타난다.

자동화가 늘수록 증가하는 것들:

  • 시스템 간 통합 포인트
  • 예외 처리 로직
  • 관제·모니터링
  • 장애 대응
  • 감사·로그·책임 추적

즉, 자동화는 일을 없애지 않는다.
일을 더 구조적으로 만들 뿐이다.

개발자의 역할은 점점

  • 코드를 짜는 사람 →
  • 시스템의 책임을 정의하는 사람으로 이동한다.

SI·공공 시스템이 여전히 사람을 필요로 하는 이유

공공 시스템은 다크팩토리처럼 갈 수 없다. 이유는 단순하다.

  • 법적 책임
  • 감사
  • 예외 상황
  • 사회적 합의

그래서 공공 IT의 미래는

  • 완전 무인화 ❌
  • 반자동 + 통제 + 기록이다.

여기서 IT의 가치는 생산성이 아니라
책임을 코드로 남기는 능력이다.


이 변화에서 진짜 위험한 사람

로봇 시대에 위험한 사람은 기술이 부족한 사람이 아니다.

  • 일을 정의하지 못하는 사람
  • “이건 그냥 해오던 거라서요”로 설명하는 사람
  • 자기 역할을 시스템으로 설명하지 못하는 사람

반대로 안전한 사람은 이렇다.

  • 문제를 구조로 설명할 수 있는 사람
  • 입력과 출력을 명확히 정의하는 사람
  • 자신의 일을 제품이나 솔루션 단위로 설명할 수 있는 사람

결론

로봇은 사람을 밀어내고 있지 않다.
제품 없는 노동을 먼저 제거하고 있다.

그리고 그 빈자리는

  • 정의된 역할
  • 설명 가능한 책임
  • 시스템으로 재현 가능한 일

이 채운다.

로봇 시대에 살아남는다는 건
기계를 이기는 게 아니라,

내 일을 ‘일’이 아니라 ‘솔루션’으로 만드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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